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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발치 3편

electron65$ 2022. 8. 6. 18:59

 

 

 

 

드디어 5월 22일 수술 당일이 되었다. 2주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잊고 살아서 수술한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았다. 시간에 맞추어 병원으로 향했다. 4시 예약이라 10분 전에 들어가서 접수하고 기다리는데, 10분이 그날따라 정말 길었다. 그렇게 1시간 같았던 10여분이 지나 4시 3분경에 간호사가 이름을 불러 안쪽에 비치된 의자에 앉게 되었다. 이번에는 의사 선생님이 좀 다르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앉은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내 기대를 저버렸다. 이 분도 역시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 "스으으으으읍... 하..."

 

이 병원오고 2명의 의사가 내 이 사진을 보고 이렇게 반응을 보이니, 이 정도면 이병원의 전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사랑니가 도대체 어떻길래, 모든 의사 선생님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이 의사 선생님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심각하다고 했다. 그래서 또 심각하냐고 물어보았다.

 

글쓴이: "심각한가요?"

 

의사 선생님:"네, 굉장히 조건이 까다로워서, 수술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글쓴이: 아, 그렇군요."

 

 

 

의자에 앉기전에 본 tray에 놓인 도구들. (충치 치료를 자주하면서, 항상 앉기전에 tray에 뭐가 담겻는지 보는 습관이 생겻는데, 오늘도 앉기전에 미리 마취 약 3개 맞을거라는 것을 알았다.)

 

 

 

이미 앞에서 "레지던트로 추정되는 의사 선생님"고난도 수술"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었기에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이 먼저 마취를 하고 수술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신다고 했다. 그렇게 의사 선생님은 마취를 시작했다. 총 3병을 사용했다. 윗 사랑니에 1개를 나누어 놓고, 나머지 2개를 아랫니에 맞추어 놓았다. 살면서 잇몸에 이렇게 많은 마취약을 맞은 것은 처음이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보면, 충치 치료를 하러 다닌 동네 치과에서는 마취가 몸에 좋지 않은 이유로 마취를 많이 하지 않아서, 치료 중에 항상 고통을 인내해야 했다. 그렇게 3병의 마취를 맞고 화면을 보면서, 전에도 본 나의 X-ray 사진을 보았다.

 

 

 

2번번 봐도 놀라운 구조이다

 

 

의사 선생님:"환자분께서 현재 사랑니 조건들이 모두 불리합니다."

 

글쓴이: ;;

 

먼저 그나마 쉽다는 윗 사랑니부터 설명해주셨다.

 

주의 사항 1: 사랑니를 발치했을 경우 안 접한 어금니에 chipping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이를 제거하는 중에 인접한 어금니에 조각을 낼 수도 있다.

 

 

주의 사항 2: 사랑니를 발치하고 나서 비강 부분에 작은 구멍이 발생할 수도 있다.

 

 

 

 

두개골을 구조적으로 보면 주황색 부근이 텅 비어 있다. 이곳에 비강이 있다.

 

 

 

 

의사 선생님께서, 윗 사랑니를 발치하는 경우 주의 사항 한 가지가 있다고 했다. 사랑니를 발치하는 경우 뿌리와 뼈 경계에 작은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CT 사진으로 본 경우 굉장히 가까이 위치해 있어 보였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몇가지가 생겨서 질문을 하였다.

 

질문 1: "구멍은 대체로 큰가요?"

 

답변 1: "구멍이 생길 수도 있고 안 생길 수도 있어서, 구멍이 생기는 여부는 다른 경우입니다."

 

질문 2: "구멍이 생기는 경우 발생되는 문제가 무엇인가요?"

 

답변 2: "구멍이 생기는 경우 물을 마실 경우 비강으로 물이 새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질문 3: "구멍이 생기면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한가요?"

 

답변 3: "대체로 구멍이 작으면 자연적으로 구멍이 닫히는데, 구멍이 닫히지 않고 문제가 발생하면 수술을 받아야 하며 이는 치과에서 진행하지 않습니다. 만약 수술을 한다면 주변 조직을 이식시켜 수술을 진행할 것 같습니다."

 

질문 4: "사랑니를 제거하고 구멍이 생겼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답변 4: "이는 위에 있는 사랑니를 제거하고 물을 살짝 뿌리는데, 이때 환자 분께서 숨을 들이쉴 때 안쪽으로 물이 들어오는 느낌 여부에 판단이 가능합니다. 느낌이 있으면 구멍이 있는 것이고 물들어 오는 느낌이 없으면 구멍이 없는 것입니다."

 

질문 5: "마취하면 안 아픈가요?"

 

답변 5: "마취하면 통증은 느낄 수 없지만, 뭐가 닿는다는 느낌은 날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상대적으로 쉽다는 위의 사랑니도, 그렇게 까지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이는 물론 주의 사항이지,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님으로, 일단 희망을 가졌다. 이제 대망의 아랫 사랑니에 대한 주의 사항을 들을 차례였다.

 

 

 

옆으로 누운것은 매복 사랑니, 하늘색 선은 신경을 보호하는 막, 파란색 관은 주요 신경선이다.

 

 

주의 사항 1: 사랑니를 발치했을 경우 안 접한 어금니에 chipping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이를 제거하는 중에 인접한 어금니에 조각을 낼 수도 있습니다.

 

주의 사항 2: 위와 비슷한 상황으로, 사랑니가 인접 어금니 뿌리에 가깝게 있음으로 제거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의 사항 3: 사진을 보면 알지만, 사랑니가 굉장히 깊숙이 뼈 안쪽에 있음으로 뼈 삭제량이 좀 있습니다.

 

주의 사항 4: 뿌리가 보이는 것만 3개인데, 그중 하나는 신경과 매우 인접한 곳에 있다. 이에 하필이면 그중 뿌리가 제거 중에 부러질 가능성이 있다. 이때 크게 남지 않는 이상 남은 부분은 제거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의 사항 5: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사랑니가 신경에 근접한데, CT 사진으로 확인한 결과 뿌리 부분 쪽에 신경을 감싸는 보호막이 없어서, 자칫 잘못하면 신경에 스크레치가 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이제 몇가지 질문거리가 생겨서 질문을 했다.

 

질문 1: 뿌리가 많은면 발생되는 문제가 무엇인가요? (질문의 의도는, 의사 선생님이 난발치라고 하도 강조하길래 물어보았다.)

 

답변 1: 뿌리가 많은건 사실 큰 문제가 없다, 다만 뿌리가 하나면 한 번에 쉽게 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2: 뿌리를 제거 하는 중에 조그마한 조각이 부러질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걸 빼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빼지 않아도 지장이 없는 것인가요?

 

답변 2: 이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뿌리가 주요 신경과 매우 가깝고 보호막이 없기 때문에 작은 조각하나 회수 하기 위해서 신경을 건드릴수 있기 때문에 제거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만약 남아있다 하더도 뼈가 재생하면서 감싸기 때문에 별다른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질문 3: 원래 그 자리에 신경보호막이 없나요?

 

답변 3: 아니요, 원래 있는데 신기하게도 하필이면 수술이 필요한 자리 일부분에만 환자분은 없으신 것 같습니다.

 

질문 4: 만약 신경을 살짝 건드리면 (scratch)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요?

 

답변 4: 신경을 건드리는 경우 지금 환자분께서 마취를 하신 느낌과 비슷합니다. 이는 신경에 직접적인 손상으로 인하여 안면 일부분이 마비됩니다. 이에 따라 입 주변을 control 할 수 없어 무엇을 먹을 시 자주 흘리는 현상이 발생 할 수 있습니다.

 

질문 5: 그럼 조금만 스쳐도 이렇게 큰 변화를 불러 오는데 회복은 가능한가요?

 

답변 5: 사실 앞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신경이 끊어지지만 않으면 99% 회복됩니다. 이는 안면 재활을 통해서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정도 걸려서 99% 회복이 됩니다.

 

질문 6: 99% 회복된다는 말씀은 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를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답변 7: 네, 99%면 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를 말합니다.

 

 

 

옆에 컴퓨터 화면에 CT사진과 X-ray사진을 볼 수 있는데, 위 사진은 CT사진을 묘사한 사진이다. 의사 선생님께 단면마다 주요 신경 관을 빨간색 줄과 점으로 표현 했는데, 정말 그 어느 단면을 보아도  중요한 부분에서 갑자기 긴경 보호막이 없었다.

 

 

 

마지막 질문: 이런 환자(뿌리가 3개 + 매복 + 신경과 어금니 뿌리 주변에 분포 + 신경막 일부분의 부재 + 윗 사랑니 구멍 생길 가능성)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인가요?

 

마지막 답변: 아니요, 이런 환자 흔치 않습니다. 제가 기억에 논문을 기준으로 이런 조건을 형성한 환자는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사실 이번에 이런 조건을 가진 환자를 처음 봅니다.

 

이렇게 마지막 질문을 하고 누웠는데 벽에 걸린 시계가 보였다. 4시 15분이었다.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 정말 마지막으로 질문을 했다.

 

글쓴이: 수술 예상 시간이 몇 시간인가요?

 

의사 선생님: 저희는 1시간으로 잡고 있습니다.

 

글쓴이: 알겠습니다... 아 윗니부터 뺴나요?

 

의사 선생님: 네, 윗니 아랫니 순서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사랑니 수술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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